2009년 09월 08일
무슨 의미가 있겠냐만....
왜 기자회견도 안 하고 떠났냐고, 왜 남지 않았냐고 화내는 팬들.... 심적으론 이해하면서도 왜 당신들까지 몰아붙이냐는 생각이 든다.
그 아이는 책임을 졌다. 아이돌은 이미지가 생명이다.
석고대죄와 눈물의 사과를 했다면 널 용서할 수 있었을 것이라던 그의 팬들의 말.
그건 그가 떠났기 때문에 가능한 이야기다.
실제로 그가 자성의 시간과 사과를 병행하며 한국에 남았다 하더라도 찜찜한 눈길을 거두기 힘들었을 것이다.
비록 그의 팬이라 하더라도.
또한 그 아이는 개인적으로 사과할 힘도 없다. 소속사에서 냉큼 비행기를 태워보냈다. 티비출연이나 기자회견?
말도 안 되는 소리.
팬들은 그의 대처에 실망을 표시한다. 하지만 그는 자기만의 방식으로 책임을 졌다. 아니, 자기 나라 방식으로 책임을 졌다.
팬들을 나 몰라라 한 것이 아니라 최선을 다해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을 한 것이다. 팬들은 섭섭할지 몰라도......나 또한 섭섭하고 그 아이가 밉지만......이해 한다.
쓴소리를 견디고, 자신이 짊어지고 가야할 굴레를 달게 받는 태도를 우리는 바랐다.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연예인이라면 당연히 치러야 할 대가라고 말한다. 하지만 연예인도 사람이다. 모두가 그를 비난하는 상황에서 굳건히 버티기란 힘들다.
23살은 어린 나이가 아니라고 말한다. 맞다. 하지만 많은 나이도 아니다. 아직은 덜 여문 미묘한 시기다.
나 또한 23살 때의 철없음을 인정한다. 지금도 물론 개념은 딱히 없다. 자기 병맛에 도취되어 살아가는 사람이니까.
여튼, 내가 하고 싶은 말은 23살 때의 상처가 아주 오래 남을 수 있다는 것이다.
부디, 그 아이가 이 상처를 잘 극복할 수 있기를.
이런 글을 두드리는 내가 몹시 오글거리지만....한 2~3년 후 비명을 지르며 포스팅을 지울지 모르지만, 현재의 감정에 충실하고 싶다.
왜, 여자들이 이별하면 미니홈피에 잘 하는 짓. 마스카라 번진 외국 여자 사진 메인에 걸어놓고, 오늘의 기분 슬픔, 메인글 난 울지 않아! 강해질 거야. 본인도 창피한 걸 알면서도 멈추지 못하는 심리와 같다. 나도 냉철하고 싶지만 뭐 감성적인 마음이 남아있는 걸 어쩌겠는가.
재범아.
꿋꿋하게 잘 살아야 한다. 노래하고 춤 추는 널 볼 수 없다는 사실이 너무 힘들다. 물론 이 또한 지나가겠지만, 세계 4대 쓸모 없는 걱정이 연예인 걱정이라지만 그래도 슬픈 걸 어쩌겠니. 뉴스에 흘러나오는 누군가의 소식에 잠시간 측은해 하는 정도는 너에게 해주고 싶다.
아, 진짜 조금만 일찍 알았다면 네가 타는 비행기 표를 끊어서 옆자리에 앉을 것을......
다음 달에 카드 청구서를 보며 '내가 왜 그랬지? 내가 미쳤나봐.'라고 후회할 게 불보듯 뻔하지만 지금 내 마음이 이런 걸 어쩌랴.
구남친에게 전화 걸면 안 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전화를 걸고 싸이를 뒤적여 새 여친이랑 잘먹고 잘 사는 모습을 보고야 마는 어리석음을 어찌 누르겠니. 그건 사람의 의지론 어떻게 안 되는 일이란다....널 보내는 내 심정도 이와 같단다.
넌 지금쯤 기내식을 먹고 있겠구나. 속이 말이 아니라 건너 뛸 수도 있겠지만 꼭 챙겨 먹어라. 태평양 오지랖이지만 이게 누나의 마음이다. 한동안 못 봤던 영화도 이리 저리 돌려 보고, 기내 라디오에서 네 노래도 들으며....아, 그건 좀 우울해 지겠구나.
예쁜 승무원 누나들도 눈에 들어오지 않겠지......
에휴. 내 앞가림 하기도 바빠죽겠는데 널 생각하면 애틋하다.
넌 내게 플짤....떳그와 와바와 몇 곡의 노래만 남기고 떠나는 구나.
너무 부족한 자료다..... 몇 달 뒤면 난 널 까맣게 잊으며 이 자료들도 휴지통에 던져넣겠지. 당연한 순리이건만 그 순간이 찾아오리란 사실이 왜 이다지도 슬픈지 모르겠다.
재범아... 잡고 싶지만 되돌릴 수 없다는 거 잘 안다.
한국에 돌아오라고 말하고 싶지만 널 진정으로 위한다면 네가 돌아오지 않는 게 낫다는 것도 안다.
부탁이니 네가 하고 싶은 일 즐기며 내 외장하드에 있는 네 자료들을 비우지 않게 간간이 소식을 전해주렴.
공중매체 말고 팬들 사이에 아름아름.... 지상파 타면 네가 복귀 밑밥깐다며 깔 게 분명하니, 그러지 말아다오.
네가 더 까이는 모습은 더 이상 보기 싫다.
부디, 잘 살아라. 행복해야 돼.
구 남친에게도 안해봤던 짓거리를 이 나이 먹어서 드립치고 있구나. 너란 남자 참 귀신 같다.
그래서 널 놓을 수가 없나봐.
# by | 2009/09/08 23:21 | 트랙백








